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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셋째주-추억과 마음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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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
2018-11-20 |
정신의학신문 11월 4일자에 올라온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의 글입니다.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미운 그 이름, 아버지”인데, 고등학생을 상담한 내용을 중심으로 쓴 글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중3때 이혼하셨는데, 엄마와 살고 있는 나를 아버지는 전혀 돌봐 주질 않아요. 양육비는커녕 관심조차 없어요. 얼마 전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요.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 은근히 기대를 가지고 전화를 받았어요. 그런데 아빠는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전화했다며 제 이름으로 되어 있는 보험을 해지하겠다는 거예요.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올 테니 동의한다고 말하라는 거예요. 제 이름으로 되어 있으면 제 것이 아닌가요? 그리고 오랜만에 전화해서 그게 할 소리인가요? 그렇지 않아도 사는 게 힘든데, 이 모든 것이 아빠 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화가 나고, 원망스러워요. 사실 이젠 아빠가 없어도 상관없어요. 양육비도 주지 않으니까 아빠라고 불릴 자격도 없자나요. 엄마도 아빠가 도와주지 않으니까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그걸 보는 제 마음은 아프고, 아빠에 대한 미움은 더 커져요. 제 친구들을 보면 아빠가 용돈도 주고, 원하는 것도 사줘요.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데리러 오기도 하는데 난 늘 혼자에요. 게다가 다른 친구들은 대학만 가면 되지만 나는 늘 장학금을 주는지, 학비가 싼지 그걸 걱정해야 돼요.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고, 이 모든 게 아빠 때문인 것 같아요. 아빠가 그냥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이것이 아빠에 대한 아이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 마음으로 세상을 산다면 건강할까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묻습니다. “아빠한테 전화가 왔을 때 기대감이 있었다는데 그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너무 오랜만에 연락이 왔으니까요?” “초등학교 때 아빠는 어떤 분이셨어?” “어렸을 때요? 그 땐 아빠와 참 친했어요. 아빠가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어요. 제게 화를 내신 기억이 없어요. 주변 분들에게도 참 좋은 분이셨어요. 엄마는 그래서 아빠가 사업에 망했다고 말씀하셔요.” “그럼 어릴 땐 아빠를 무척 좋아했네?” “그런 것 같은데요? 아빠랑 놀이공원에도 가고, 저랑 많이 놀아주셨어요. 장난도 많이 쳤고요.” 아이는 한 참을 생각합니다. 그러더니 눈물을 흘리며 아빠가 불쌍하다고 말합니다. “아빠도 열심히 하시려다 이렇게 되셨는데... 사실 사업에 실패하고 아빠가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미안하다.’였어요.”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저한테 아빠는 좋은 분이었는데 제가 괜히 미워했다.”고 말합니다. 선생님이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공격적이라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야. 중요하지 않다면 공격적인 마음도 생기지 않거든. 그런데 사람들은 이전의 일들을 잊어버려. 지금 내 감정에만 붙들려 사니까 상한 마음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거야.” 그 마음으로는 결코 온전하게 살 수 없습니다. 건강하게 살 수 없습니다. 지난 시간 좋았던 일들을 기억하고, 지금 눈앞의 현실보다 내 마음에 담겨있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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