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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첫째주- 사람인 나는 누구입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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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
2018-10-23 |
사람인 나는 누구입니까? 연세대 명예교수이자, 단국대 석좌교수인 김동길 교수가 쓴, “인물 에세이 100년의 사람들”, 첫 번째에 나오는 사람이 현대를 창업한 故 정주영 명예회장입니다. 그 책에서 김동길 교수는 그분과의 만남에서부터 헤어짐까지를 자세히 설명해 놨습니다. 1992년 봄, 대학에서 은퇴한 그에게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시내 모처에 나가자 정주영 회장이 나와 계셨는데, 만나자마자 그분이 말합니다. “정치가 썩어서 기업하기가 어렵습니다. 돈은 내게 충분히 있으니 힘을 합해 정치를 바로 잡아 봅시다.” 그러면서 서류를 내 놓았는데 보니까 이 일을 위해서 두 사람이 의형제를 맺는다는 내용입니다. 마음 바꾸지 말고, 형제처럼 끝까지 함께 하자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정주영 회장은 정중하게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는 당을 만들 때 도와달라는 것이고, 둘째는 그 당의 대통령 후보를 맡아달라는 것입니다. 그 후 통일국민당이 만들어졌고 정주영 회장은 당대표에, 김동길 교수는 최고위원이 되었습니다. 그 당은 현대 직원들과 가족들을 동원하여 그해 3월 총선에서 국회의원 31명을 당선시켰고, 김동길 교수는 서울 강남 갑에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그 해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기에 통일국민당은 5월에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예정했습니다. 전당대회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정주영 회장이 김동길 의원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와서는 대뜸 말합니다. “김 교수,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래야 삶이 안정됩니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내가 200억을 주겠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1992년에 200억이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김동길 교수는 “아니라고. 결혼할 때는 이미 지났습니다.” 대답하자 아쉽다며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당사에 갔는데 정 대표가 말합니다. “김 교수, 이번엔 내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야겠습니다. 김 교수는 다음에 할 수 있지만, 난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그분은 김 의원에게 대통령 후보를 맡아달라고 했습니다. 만약 계획이 바뀌었다면 서로 의논해야합니다. 그래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방적입니다. 어제 집으로 찾아온 것도 사실은 돈으로 마음을 사려고 했던 것입니다. 정 대표의 의지대로 자신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가 되었습니다. 대통령 선거 전날 마지막 선거유세가 한창일 때 참모들의 보고서와 미국의 CIA, CNN등 방송사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쪽지로 전달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정주영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참패를 당했습니다. 그분이 하셨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난 날만 새면 대통령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두 분은 서로 각기 자기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김동길 교수는 정주영 회장과의 만남을 정리하면서 그 글의 제목을 붙였습니다. “정치란 정말 치사함도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정치가 그런 것입니까?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저는 그 제목을 바꾸어 읽었습니다. 사람이란 정말 치사함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존재입니다. 욕심이나 편견에 사로잡히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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