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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00617 - 신앙생활하며, 복음을 전하는 이유입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13

 

  제가 살았던 미국의 애틀랜타에 한인 소식지 애틀랜타K”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힘겹게 살아가는 한인가정들을 취재했는데 사연들이 정말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남편이 가출한 이후 장애가 있는 딸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도 허드렛일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코로나사태로 벌이가 변변치 못합니다. 그 동안 남편이 돌아올까 하여 살던 아파트를 떠날 수 없었지만 이번 달에는 렌트비라도 줄일 요량으로 싼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A씨의 이야기입니다. “초등학생 아들이 마트에서 과자 한 봉지를 들었다 놨다하는 모습에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저는 파트타임, 남편은 투잡으로 생활해왔지만 코로나사태 이후 벌이가 끊기면서 렌트비도 못 내게 돼 남편 차를 팔았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고래밥과 꿀꽈배기도 못 사주는 무능력한 부모로 염치가 없습니다.” B씨의 고백입니다.

 

  “70대의 노모를 모시고 살면서 차가 없다보니 걸어서 1시간 이내의 직장만 전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사태 이후 도보로 출퇴근하면서 돈을 벌만한 직장은 더욱 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주로 이주해 볼까 고민도 했지만 최근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어머니 때문에 막막합니다.” C씨의 하소연입니다. 이외에도 수십 통의 안타까운 소식들이 애틀랜타K에 도착했는데 눈물 없이는 읽기 힘든 사연들이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에게 1인당 우리 돈 150만원 정도를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분들 상당수가 서류상 미비로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돈도 받지 못합니다. 기사를 읽는 사람들마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누구나 이민 초기에 그런 고생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 아파하는 것으로 끝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것을 내 놓아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한인 한 분이 그런 분들을 위해 써 달라고 3만 불, 우리 돈으로 36백 만 원 정도를 기부했습니다. 스무 가정에 천오백 불, 180만원씩 주기로 했고 신청을 받았는데 지원자가 너무 많습니다. 기부하신 분이 세 명분, 35백불을 더 냈지만 그래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또 다른 분이 기도 중에 보낸다고 3만 불을 보내셨습니다. 그래서 애틀랜타 뿐 아니라 주변 6개 주에 사는 어려운 한인 들을 도왔습니다. 신문사에는 감동적인 감사의 편지들이 도착했는데 기부자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익산시 재난지원금과 정부지원금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거저 받는 것이니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좀 더 생각해 보면 그 돈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입니다. 그러기에 미안한 일입니다. 그런데 감사는커녕 이것저것 따지며 불평하는 목소리들도 있었습니다. 거저 받고도 감사할 수 없는데, 기뻐하지 못하는데 무엇만 이루면 복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제가 신앙생활을 하며, 복음을 전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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