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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넷째주 -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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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 |  |
2017-03-26 |
2013년 11월 25일, 군인이며, 외교관이었던 한 분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분은 채명신 장군입니다. 별을 세 개나 달았으니까 군인으로서 성공한 분입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여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그 공로로 화랑 무공훈장, 충무 무공훈장, 을지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그 뿐 아니라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인 태극 무공훈장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군인으로서 최고의 명예를 얻은 것입니다. 전역한 이후에는 스웨덴, 그리스, 브라질 대사를 역임하셨습니다. 외교관으로서도 성공적인 삶을 사셨습니다. 이만하면 훌륭한 삶을 사셨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인생길을 걸어오신 것입니다. ? 그런데 사실 이 정도의 성공적인 삶을 사신 분들은 많습니다. 그런 많은 분 들 중에서 사람들이 그분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분의 삶이 감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까지도 우리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소천하자 국방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돌아가시면서 유언을 남기셨는데, “나를 사병들이 묻힌 곳에 묻어 달라.”는 것입니다. 장군묘역이 좋습니다. 넓기도 하고, 장군묘역은 시신을 그대로 모시지만 사병묘역은 화장해서 유골만 모십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고, 그러니까 법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그분은 왜 넓은 곳을 놔두고 1평밖에 안 되는 그곳에 묻히겠다는 걸까요? ? 그분이 월남사령관을 할 때 정말 많은 병사들이 죽었습니다. 5,000명이 넘게 전사했는데 젊은 그들의 죽음을 보면서 너무나 마음 아파합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약속합니다. “너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 “국가와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헌신한 너희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서 나도 너희들과 함께 묻히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 사실 이런 삶은 한 순간에 되지 않습니다. 1960년 5월 16일, 그분은 박정희 소장과 함께 군사 쿠데타에 동참했습니다. 쿠데타는 성공했고, 그분은 혁명 5인위원회 위원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다섯 명의 권력자 중 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그분은 국가재건최고회의 감찰위원장이 되었습니다. 군인이 마음대로 하는 세상에서 감찰위원장이면 무소불위의 권력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쿠데타를 시작할 때 나라가 안정되면 군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군으로 돌아갔습니다. 게다가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개헌을 통해 영구집권 야욕을 드러내자 대놓고 반대했습니다. 결국 미움을 받아 중장으로 전역하고 말았습니다. ? 그분은 더 출세할 수 있었습니다. 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그 힘이 어디서 왔을까요? 그분과 함께 했던 분의 고백입니다. “전쟁영웅이 일반 삶에서 귀감이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채장군은 타의 모범이 되고 귀감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그의 신앙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분은 더 많은 성공과 권력을 포기하므로 군인들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번 했던 약속을 반드시 지키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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